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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밀 꽃 필 무렵 / 이효석

by 밤보우 2024. 7. 8.

'메밀꽃 필 무렵'을 읽고 (6학년 학생작성) 얼마 전, 이사를 했다. 이사를 한 지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방은 엉망진창 쓰레기장이다. 그래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대청소를 했다. 내 방의 책을 정리하던 도중, 아주 두꺼운 책 한 권이 내 발등 위로 떨어졌다.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아팠고 발등에는 상처가 생겼다. 나는 책에게 막 화를 내고 싶었다. 마음을 추스르고 책을 올려두기 위해 책을 보니, 내가 알고 있는 몇몇 작가님들의 이야기들을 모아둔 단편소설이었다. 나는 평소에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, 무언가에 홀린 듯 나는 청소를 멈추고 바닥에 앉아 '메밀꽃 필 무렵'을 읽기 시작했다. 나는 어릴 때, 대형마트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.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다. 그 작은 아이가 무슨 생각을 했던건지, 혼자 집을 찾아가서 부모님과 언니를 기다렸다. 그때 처음으로 헤어짐을 경험했다. 정말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펑펑 흘렸다. 그때 이후로 마트에서는 부모님을 잃지 않기위해 노력하게 되었다. 내가 읽은 '메밀꽂 필 무렵'에서도 '만남'과 '헤어짐'에 대해이야기하고 있어서 저절로 그때 생각이 났다. 주인공인 '허 생원'은 장사꾼이다. '허 생원'은 어느 날 자신과 똑 닮은 '동이' 라는 아이를 만났다. 작가는 독자들에게 '동이'가 '허 생원'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의문을 남긴 채 이야기의 막을 내렸다. 이 책을 읽고 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. 사실 책을 읽기 몇 주 전, 나는 친구와 싸웠다. 그 친구는 나처럼 장난끼가 많고 활발한 성격을 갖고 있다. 어느 날, 음악실에 가던 도중, 그 친구가 장난으로 나를밀쳤다. 내가 그 날 할머니께 혼나고 기분이 안 좋아서 똑같이 그 친구를 밀쳤는데그 친구가 넘어졌다. 나는 놀라서 그 친구를 걱정해주었는데, 그 친구가 부끄럽고화가 난 듯 나를 무시하고 도망가버렸다. 나도 그 친구에게 삐쳐서 말을 안 걸고있었다. 사실 삐친 것도 있긴 했지만, 자존심이 강해서 말을 안 걸었던 것 같다. 그러다가 이 책을 통해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사실 그 친구는 나의 인생에 있어 가장 고마운 친구이다.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'흑인'이라고 불렸다. 몇몇 짖궂은 남자 아이들이 맨날나를 흑인이라고 불렀다. 나는 매일 밤마다 울면서 싫어한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을 원망했다.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서 지냈다. 하지만 그 친구는 내 곁에서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다. 그 친구는 나에게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. 초등부 우수 메밀 꽃 필 무렵 / 이효석 6 그 친구가 해준 작은 위로의 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. 또, 생각해보니 그 친구가 아니였으면, 나는 지금쯤 삐딱선을 탔거나, 못된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다. 그래서 그 친구는 내게 더 각별하고 고마운 친구다.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면서 그 친구를 밀치고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. 다시 생각해보니 그 친구를 밀친 건 내가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. 수많은 고민 끝에 다음 날 하교시간, 나는 그 친구에게 사과했다. 사과를 하자마자 나랑 그 친구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. 아마 그 친구도나를 그리워했던 것 같다. 나는 그 친구에게 몇 번이고 사과했고, 그 친구도 울면서나를 꼭 안아줬다. 그 날 울고 난 뒤로 우정이 더 끈끈해져 지금도 절친으로 지내고 있다. 그 뒤로도 친구 관계를 최대한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신경 쓰고있다. 이 책에서 '허 생원'과 '동이'도 헤어짐을 겪고 다시 만났다. 그들처럼, 나도 만남과 헤어짐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. 이 책을 두 번째로 읽을 때, 직접 겪어본 이야기여서 그런지 몰입도 잘 되고 이해하기 더 쉬웠던 것 같다. 내 경험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렇게 크고 대단한 일은 필요 없다. 내가 한 잘못은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, 내 기분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기분도 생각해야 한다. 이 책 덕분에 나는 친구 한 명을 지켜냈고, 앞으로도 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관계를 유지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. 고마워 '메밀꽃 필 무렵'.